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설시장을 찾아 한 음식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12.12/뉴스1
● 부동산 세제·대출규제 흔드는 李
이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핵심 기조인 수요 억제를 통한 시장 규제 방식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10일 경주 황리단길 즉석 연설에서는 “지금 서울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보니 동티가 난 것”이라고 했고, 12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그 뒤엔 중과를 유지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현 정부가 임기 내내 다주택자를 옭죄어 왔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 여당 초선 의원은 “다주택자 세금 규제는 투기수요 억제를 기조로 하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규제의 핵심으로 그동안 당내에서도 ‘넘어서는 안 될 선’으로 여겨진 사안”이라며 “(당정 간) 논의를 진행해보려다 잘 되지 않자 이 후보가 직접 총대를 멘 모양새”라고 했다. 현재 민주당이 검토 중인 공시지가 인상 속도조절 역시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공시지가 속도조절과 관련해 “후보가 말씀 있으신 것이라 오늘부터 당 정책위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 속앓이 하는 정부·청와대
청와대와 정부 역시 겉으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현재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면에서 정부 정책을 뒤집으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중진 의원 역시 “정책의 실효성을 차치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을 일시적으로 덜어내 준다고 해서 등 돌린 다주택자들와 실망한 1주택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 수지타산을 잘 맞춰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부동산을 이번 대선의 최대 정책 쟁점으로 꼽은 이 후보는 정책 수정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여당이 ‘이재명의 민주당’을 공개 선언한 만큼 당도 정책적인 뒷받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당 정책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내 반발을 감수하고 의지를 밝힌만큼 당도 (정책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