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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받으니 안 도와” 넘어진 할머니 조롱한 집배원 ‘해고’

입력 | 2021-12-14 18:00:00


영국 집배원이 눈길에 미끄러져 도움을 요청하는 72세 여성에게 비아냥대며 자리를 떴다. 넘어진 여성은 곧 이웃에게 구조됐으며, 집배원은 해고당했다.

13일(현지시간)에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영국 팔키릭에서 지난 2월 로열 우체국 집배원 토마스 맥카퍼티가 눈길에 넘어져 도움을 요청하는 퍼트리샤 스튜어트(72)를 조롱하는 장면이 이웃집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영상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집 앞 눈길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후 20여분 간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그는 집 앞에 집배원이 당도하자 살 수 있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맥카퍼티는 도움을 청하는 스튜어트에 “연금 받는 사람을 돕기에는 (내가) 바쁘고 피곤하다”며 “당신을 도울 수 없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다행히 스튜어트는 곧 이웃에 발견돼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스튜어트는 영국 매체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들어가던 중 갑자기 현기증이 나 계단에서 굴러 머리를 부딪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분간 도움을 청하며 울고 있었다.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몇 시간 동안 그곳에 누워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스튜어트의 가족은 그가 죽을 수도 있었다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스튜어트 조카는 “맥카퍼티의 행동이 너무 역겹다”며 “그는 그가 한 행동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집배원으로 일할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로열 우체국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데일리 레코드를 통해 맥카퍼티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스튜어트에 연락해 다시 한번 사과를 할 것이다”며 “현재 내부 조사를 마친 상태이나, 더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고 발생 직후 로열 우체국의 책임자가 스튜어트를 방문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체국 측에서는 회사 직원들에게 “우체국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수준 높은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