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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하면 뭐 할거냐’에 尹 “우리집 강아지들과 많은 시간 보낼 것”

입력 | 2021-12-14 21:45: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2030세대의 쓴소리에 진땀을 뺐다. 윤희숙 전 의원이 제안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내·기·대) 위원회’ 출범식에서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유튜브로 생중계된 내기대 위원회 ‘쓴소리 라이브’ 방송에 깜짝 출연했다.

이날 행사는 내기대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 전 의원이 학자, 언론인, 대학생 등 패널로부터 이번 대선과 윤 후보를 바라보는 2030세대의 쓴소리 청취를 위해 마련됐다.

패널들은 2030의 관점에서 ▲본인만의 색깔 부족 ▲보수정당 후보로서의 불확실한 기조 ▲연설·토론 능력 미비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소극적 대응 ▲2030이 소외된 엘리트 주의 ▲순발력과 유머감각 부족 ▲윤석열이 만들 대한민국에 대한 의문 ▲조폭 보스를 연상케 하는 강압적 이미지 ▲ 솔직하지 못한 화법 ▲청년 문제에 대한 이벤트·이미지 중심의 접근법 등을 윤 후보의 문제로 지적했다.

행사가 진행되던 도중 예정에 없던 깜짝 등장을 한 윤 후보는 윤 위원장으로부터 2030의 쓴소리를 전달받고 이에 대한 답을 내놓는 시간을 가졌다.

윤 위원장은 “‘내가 검찰에 있을 때’ 이런 얘기 좀 그만하라고 한다.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들려서 싫다고 한다. 무엇을 얘기해 놓고 ‘너가 잘못 들은 것이다’는 얘기도 하지 말라고 한다. 분명하고 깔끔하게 표현하시라. 2030의 요구인데 하실 수 있냐”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우리 젊은 사람들이 하라면 해야죠”라고 멋쩍어 하면서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하지 않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라고 다시 말하면 되겠다”고 웃었다.

윤 위원장이 “‘기자들이 잘못 옮긴 것’이라는 말도 하지 말라고 한다”고 하자 윤 후보는 “잘못 옮긴 것도 많은데”라면서도 “억울해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2030은 친한 척 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 다운 대통령을 원한다’는 쓴소리에는 “진중권 전 교수도 그러더라.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한테 막 관심 갖고 좋아하는 것도 귀찮아 한다. ‘너와는 다른데 왜 자꾸 이쪽으로 오려 하느냐’ 각자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자‘는 그런 뜻”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꼰대‘ 이미지 지적에는 “인정한다. 그런데 자기가 꼰대인 것 아는 꼰대 봤냐. 그러면 꼰대 아니잖냐”고 농담을 했고 이에 윤 위원장이 “후보님 고질병이 마지막에 변명을 붙이는 것”이라고 받자 윤 후보는 “오케이. 쿨하게 ’아이 엠 꼰대‘”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한 패널이 ’검찰에 있을 때 술자리가 많았을텐데 후배가 못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했냐‘고 묻자 윤 후보는 “저는 처음부터 회식할 때 내가 술먹자고 안해도 자기들끼리 몰려가서 술먹을 사람만 오라고 했다”며 “못 마신다는 사람한테는 절대 (강제로) 안 준다”고 했다.

이에 윤 위원장이 “후보님 매우 안 좋은 이미지가 술 억지로 권하는 부장님 스타일”이라고 농담을 하자 윤 후보도 “과거에 같이 근무한 사람 어디 없냐. 진짜 왜 이렇게 억울한 일만 있냐”라고 크게 웃었다.

’만일 내년 3월9일 대선에서 패배하면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도 받았다.

윤 후보는 “제가 아침에 나올 때 보면 우리집 강아지들이 주말을 정확히 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나오면 상당히 삐쳐 있고 저녁에 들어가면 (평일에는) 달려 와서 뽀뽀도 해주는데 (주말에는) 잘 안 해준다”며 “저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만약 제게 내년 3월9일 이후든 아니면 그 5년 이후든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제가 정치한다고 특히 삐쳐 있는 우리 강아지들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대답했다.

이같은 대답에 윤 위원장이 “수많은 지지자들이 보는데 ’저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권하자 윤 후보는 “그러면 또 겸손하지 않다고 그런다. 오늘 사람이 위축이 되네. 절대 당선이 된다”라고 또 한번 웃었다.

‘메시지에 도입부가 지나치게 길다. 핵심만 말해달라’는 패널의 요청에는 “습관이다. 늘 누구를 설득하고 법정에서 법관을 설득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다보니까 판사 앞에서 두괄식으로 얘기할 수 있나. 천천히 해서 유도를 해 나가야지 정치인이 하듯이 메시지를 날릴 수는 없잖냐”면서도 “설득하는 일을 26년 하다 보니까 정치로 바뀌면 두괄식으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고쳐진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래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래도 요새 많이 고쳐지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