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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입학 서용빈 “공부하며 생각 넓어져”

입력 | 2021-12-15 03:00:00

한체대 대학원 스포츠코칭 과정
프로야구 현역 지도자로 첫 사례




“우승한 것 못지않게 기분이 좋네요.”

13일 만난 서용빈 프로야구 KT 퓨처스(2군) 감독(50·사진)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속팀 KT는 지난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또 하나의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 통지였다.

지난달 2022년도 한국체대 대학원 체육학과 일반전형에 응시한 서 감독은 만만치 않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증을 받았다. 전공은 스포츠코칭이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박사과정 도전은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KBO리그 현역 코칭스태프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서 감독은 “2018년부터 한국체대 대학원에 입학해 올해 여름 석사과정을 마쳤다. 석사 공부를 하면서 몰랐던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다. 스포츠와 관련된 공부를 좀 더 깊이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4년 LG에 입단해 신인 시절 팀 우승을 이끌며 ‘신바람 야구’를 일으킨 서 감독은 2017년까지 LG 유니폼을 입은 뒤 은퇴 후 LG와 일본 주니치 등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낮엔 훈련을 지휘하고 밤에 공부하며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잠시 야구계를 떠나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대학원을 다니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그동안 야구만 보고 달려왔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겸손’이란 단어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에 소속된 일원인 만큼 팀이 가장 중요하다. 조급하진 않다. 이왕 시작한 거 60세 안에 박사과정을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