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목표 커졌지만 지원율 낮아져 내년 예산, 올해의 절반 수준 확정 경기 등 4개시도, 당초보다 목표↓
내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가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30조 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부 지원이 올해보다 감소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 목표치를 줄줄이 낮춰 잡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8월 본예산을 편성하기 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수요 조사에서 지자체들이 밝힌 내년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총 28조8000억 원이었다. 이달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안에는 15조 원 발행 규모에 대한 국비 지원 예산 6053억 원만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나머지 15조 원은 지자체 재원으로 발행될 것”이라며 내년 발행 규모를 30조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기대보다 줄어들자 지자체들은 내년 지역화폐 발행 목표를 낮추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큰 광역지자체 6곳 중 4곳은 최근 행안부가 다시 실시한 조사에서 목표치를 낮춰 제출했다. 경기도는 첫 번째 조사 때 5조4000억 원이던 발행 목표를 최근 4조7000억 원으로 낮췄다. 인천시는 4조 원에서 3조 원, 부산시도 2조40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 줄였다. 전북도도 1조5000억 원으로 첫 조사 때보다 목표치를 낮췄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각각 2조2000억 원, 1조5000억 원으로 목표치를 유지했다.
“지역화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원상복구했다”는 정치권의 주장도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 정부가 처음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담긴 ‘발행 규모 6조 원에 대한 예산 2403억 원’보다 최종 예산안의 지원 규모가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 지원 예산 1조2522억 원(발행 규모 20조 원)보다는 크게 줄었다. 똑같이 15조 원 발행분에 대해 지원했던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도 투입 예산은 1조522억 원에서 6053억 원으로 줄었다. 중앙정부의 할인 지원율이 올해 최대 8%에서 내년 4%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