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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형 인재 길러 ‘고용한파’ 녹인다

입력 | 2021-12-16 03:00:00

캠퍼스 CEO’ 등 교과목 만들고 기부금 모아 학생창업펀드 조성
‘창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박차
새내기 때부터 집중 커리어 코칭… 졸업 후에도 맞춤 취업설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이 사회적 화두가 된 가운데 국내 주요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 창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가운데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노력이 눈에 띈다.”


고려대는 대학 차원에서 엔젤투자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교내 창업 기부금을 기반으로 학생창업펀드를 조성했다. 올해부터 연 5억 원씩 2년간 10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내 모든 학생창업팀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KU창업구국펀드’(가칭)를 새롭게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교육투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학생창업 생태계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예비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과정도 탄탄하게 준비했다. 2008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창업 전주기 정규교과목인 ‘캠퍼스 CEO’ 과목을 개설했으며, 2019년 2학기부터는 ‘기술창업 융합전공’을 운영 중이다. 이 밖에 교내 창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크림슨창업지원단에서 다양한 창업 교육도 진행한다.

UNIST는 지역사회 발전 기부금과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울산의 새로운 도약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 11월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이 기부한 300억 원으로는 ‘챌린지 융합관’(가칭)을 세울 예정이다. 이곳은 학생들이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혁신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실제 UNIST는 개교 12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20여 개 창업 기업을 배출하며 우수한 창업 성과를 내고 있다.

1999년 5월 창업보육센터로 지정된 건국대 창업지원단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물적, 인적 지원부터 재무적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캠퍼스 내에 대규모 학생 창업 공간 ‘KU 스타트업 존’을 조성해 재학생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4명 배출했던 학생 창업자 수는 2020년 기준 30명으로 대폭 늘어 서울 소재 대학 4위권에 올라섰다.

숭실대는 △진로·심리 상담지원 △취업지원 △창업지원 등 3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체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1학년 때는 ‘깨움’, 2∼3학년 땐 ‘키움’, 4학년 ‘이룸’, 졸업 후 ‘이음’ 단계를 구성해 맞춤형 진로설계를 제공하고 있다.

산학협력중점 교수진과 진로취업센터에 상주하는 취업지원관이 ‘진로 취업상담’을 진행한다. 개인 적성 및 강점을 기반으로 진로 설계를 돕고, 서류클리닉, 면접클리닉 등을 실시한다. 최근 입사한 선후배와 연결해 입사 준비 노하우, 실무 등을 공유하는 ‘선배 멘토링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창업기업의 사업화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7년 41개 기업이 창업해 341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제 상황에서도 창업 아이템 사업화로 27개 기업과 협업하며 97명의 일자리 창출, 398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 교육을 제공 중인 서울사이버대는 ‘커리어 코칭센터’를 운영하며 전문가의 맞춤형 진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직업 적성검사부터 커리어 상담, 자기소개서 작성과 모의면접, 실전 구직활동 등 취업 단계별로 일대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는 사이버대 중 최초로 ‘학생맞춤 1년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의 상황에 맞게 졸업 시기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빠른 학사취득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설계된 제도다. 신입생은 3년과 3년 6개월, 4년 등 6개월 단위로 졸업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편입생의 경우 1년 6개월과 2년 중 선택이 가능하다. 재학 중에는 모든 학생에게 지도교수와 담당 조교를 배정해 일대일 학사 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몇몇 대학은 졸업생, 지역사회 기업 등을 대상으로 장학기금 마련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곳곳에서 받은 기부금은 어려운 학생들을 돕거나 취업, 창업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 등에 쓰인다.

올해로 개교 136주년을 맞은 연세대는 유산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위대한 유산 위대한 도전’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유산기부는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재산을 공익을 위해 사회에 기부하기로 유언을 남기는 아름답고 위대한 약속이다. 연세대는 유산기부로 조성된 기금을 마중물 삼아 △국내외 유명 석좌교수 및 특훈교수 초빙 △세계 수준의 연구력 제고 △인공지능(AI) 응용 분야와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주도 △글로벌 사회문제 참여 및 해결방안 제시 등 위대한 도전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삼육대 체육관 앞에는 매주 수요일 장터가 선다. 삼육대 교수 부인들과 대학교회 성도들이 장학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열기 때문이다. 삼육대학교회 성도들이 운영하는 지역사회 봉사단체 ‘도르가회’는 바자회 수익금 전액을 학교에 기부한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이 6억2200만 원에 달하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911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았다.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학과 추천으로 선발해 매년 5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교수 부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 ‘삼육사랑샵’이 기부한 누적 장학금도 1억200만 원이다. 유영환 도르가회 회장은 “이 기금이 어려운 학생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귀중히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