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행장을 만나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재판매를 청탁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에게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던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윤 전 고검장은 이날 무죄 판결로 석방된다.
15일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승련·엄상필·심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초 이종필 전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 김모 회장으로부터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를 재판매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를 전달하고, 그 대가로 법무법인 계좌를 통해 2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우리은행이 판매했던 펀드는 라임 TOP2 밸런스 펀드로 2019년 8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약 6700억원 규모가 만기 도래 예정이었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해당 펀드의 문제점을 파악해 재판매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앞서 1심은 “윤 전 고검장은 우리은행 의사결정 과정을 과감히 건너뛰고 의사결정 구조 정점에 있는 우리은행장에게 직접 재판매를 요청했다. 그 대가로 상당한 금액의 돈을 수수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억2000만원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라임과 우리은행이 2019년 1월께 라임 TOP2 밸런스 펀드 판매를 약속할 당시 실무진 사이 ‘기존 1년 이상이었던 만기 시점을 6개월로 하는 대신 6개월 후 우리은행 측이 재판매 해주겠다’는 언질 또는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윤 전 고검장이 변호사 사무실을 놔두고 스터디 카페 등에서 김 회장 등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꼭 자기 사무실에서 의뢰인을 만나야 정상적 변호사 업무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손태승 행장을 만난 것 외에 변호사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문제 상황에서 우리은행장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입장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 자체가 법률사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윤 전 고검장의 무죄 판단이 나오자 윤 전 고검장 가족 등은 눈물을 흘리거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 전 고검장 측 변호인은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당한 일을 했는데 오해를 받아 마음이 아팠다”는 입장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