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송파구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의 수능성적표에 생명과학Ⅱ 점수가 공란으로 비워둔 채 배부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재판 선고가 앞당겨지면서 대학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각 대학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서 미리 제출받은 성적표를 가지고 수시 합격자 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1심 선고 이후에도 양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선고기일이 17일로 잡혀 있었으나 재판부가 대입 수시모집 일정을 고려해 이틀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일정대로 선고가 내려졌으면 선고 이후 오후 8시부터 생명과학Ⅱ 응시생에게 성적이 통보되고, 대학은 곧장 하루 뒤 18일까지 수시 합격자 발표 마감을 해야 했다.
수시 합격자 발표에 오류가 생겨 합격자가 번복되면 화살이 대학으로 쏠릴 수 있어 입학 부서 담당자들은 우려가 컸다.
교육부도 수시 일정이 촉박해진 점을 고려해 각 대학에 최초 정답 기준으로 산출한 성적표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전원 정답 처리한 성적표를 각각 제공했다.
교육부는 수험생 성적 통지는 앞당겼으나 앞서 연기했던 수시 일정은 조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시 합격자 발표 마감은 18일까지로 정해졌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생명과학Ⅱ 응시생이 많지는 않아서 합격자 선정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6515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1.5% 수준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1심 선고 이후 평가원이나 수험생 측에서 항소를 제기할 여지도 남아 있어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능을 치른 지 1년여 뒤인 2014년 10월에야 2심 판결이 나왔는데 수험생 승소로 재판 결과가 뒤집히면서 교육부는 성적 재산출 작업 이후 피해 학생 구제 작업을 진행했다.
1심 선고 이후 상황이 불투명한 상태로 남으면서 대학가에서는 차라리 수험생들이 승소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평가원이 승소했을 경우 수험생 측에서 항소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만 반대로 패소했을 때 평가원이 비난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항소에 나서기는 힘들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현재까지 평가원과 교육부는 1심 판결 수용 여부와 관련해 판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전날(14일) “평가원은 법원 선고 이후 생명과학Ⅱ 정답결정 취소소송과 관련된 별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1심 선고 이후 항소가 제기될 경우도 대학으로서는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수시 일정에는 차질이 없겠지만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까 걱정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