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중국계 사모펀드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 인수에 제동을 걸면서 미중 갈등 리스크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추진하는 인수합병(M&A)에까지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는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5일 매그나칩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에 제출했던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의 합병 계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번의 합병 무산은 그동안 업계가 우려해온 미중 갈등 리스크가 또다시 표면화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중국과 중국 자본을 견제해왔다.
백악관은 올해 초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중국에 반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EUV는 반도체 업계의 화두인 미세공정을 위한 첨단 장비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중국 청두 공장에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확대하려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대로 한 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미중 갈등에 따른 영향이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 달러(약 10조1500억원)에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1년이 넘도록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경쟁 당국 기업결합 승인 심사 대상 8개국 가운데 승인이 나지 않은 곳은 중국뿐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이 일부러 M&A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SK하이닉스와 인텔은 중국 당국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