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난 1978년 관측 이후로 역대 11번째 큰 지진으로 다행히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 지진 횟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4.9 규모의 지진은 전날 오후 5시19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7㎞다.
나아가 기상청은 규모 4.9 지진의 경우, 여진이 상당히 긴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으며 그간 발생 사례를 보면 수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날로그 지진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8년부터 1998년까지는 우리나라에 연평균 19.1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디지털 관측으로 전환한 이후부터는 지난 2019년까지 연평균 70.7회로 증가했다. 이는 지진 관측 역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40~50여회를 유지해오던 지진 관측이 2016년(252회), 2017년(223회), 2018년(115회)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는 경주와 포항지진의 여파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 지진이 빈번해지는 만큼 더욱 강한 지진이 몰려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경주와 포항 등 지진 발생빈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 내 응력이 상당히 불균형해졌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과거 역사적 기록물들을 분석할 때 큰 지진이 날 여력이 있는 국가다”며 “이보다 강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라고 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진에 대비한 훈련 부재로 더 큰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대만 등 지진 다발지역에 비해서 지진 대비 훈련이 안 돼 있다”며 “훈련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 차이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날 제주도 지진이 본진이 아닐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열흘 정도는 큰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