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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당내 반기까지… ‘정치적 위기’ 맞은 英 보리스 존슨

입력 | 2021-12-15 19:34:00


2019년 7월 집권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총리실 직원들의 방역 수칙 미준수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집권 보수당 의원의 상당수가 그의 방역강화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최근 보수당의 지지율 또한 제1야당 노동당보다 뒤처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BBC 등에 따르면 14일 영국 하원은 존슨 정권의 백신 패스 도입안을 찬성 369표, 반대 126표로 통과시켰다. 대형 공연장, 나이트클럽 등 다중 시설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규제에 반대한 의원 126명 중 96명이 보수당 의원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이들은 ‘백신 패스 도입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 알 수 없다.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다중이용 시설 출입을 허용했던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변 유럽국과 달리 영국은 그간 이 제도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도입했다.

14일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5만9610명을 기록해 올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오미크론 변이의 누적 확진자 또한 5300명을 넘어섰다. 데일리메일은 오미크론 변이가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올해 성탄절에 약 100만 명의 영국인이 코로나19로 격리 중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여론조사회사 오피니움은 존슨 총리의 지지율이 24%끼지 떨어져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존슨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59%에 달했다. 8, 9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와 더타임스의 공동 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은 33%로 노동당(37%)에 밀렸다. 유고브 역시 보수당의 지지율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지지율 하락 및 당내 반기의 배경으로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해 12월에 총리실 직원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성탄절 파티를 즐겼다는 점이 꼽힌다. 존슨 총리가 8일 사과했음에도 ‘내로남불’ 비판이 여전하다. 그가 보수당에 들어온 기부금을 총리 관저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 파도가 총리의 미래마저 삼킬 판이라고 전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참모인 조너선 파월은 NYT에 “위기가 쌓여 총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보수당은 존슨을 제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