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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건설기계 교통사고… 종사자 안전교육 체계 마련 절실

입력 | 2021-12-16 03:00:00

올해 인천지역서 모두 7건 발생… 초등학교 스쿨존서 사망사고도
덤프트럭-레미콘 등 운수종사자… 3년마다 사례 교육 받는 게 전부
‘교통사고 급감’ 사업용車와 대조



건설기계 종사자에 대한 교통안전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에서 지난해 단 한 건도 없었던 덤프트럭, 레미콘 등 건설기계에 의한 교통사고가 올해 7건 발생했다. 사진은 인천 서구 경명대로 인근 교차로에서 주물단지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대형 덤프트럭. 최승훈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653@donga.com


8일 오전 8시 54분경 인천 부평구 D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등교하던 A 군(9·초등학교 3학년)이 25t 덤프트럭에 치였다.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초록불이 켜져 있었지만 우회전을 하던 덤프트럭은 그대로 달렸고, 길을 건너던 A 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덤프트럭 기사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7월에는 인천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60대 남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장소는 3월 초등학생이 화물차에 치여 숨진 지점에서 불과 10여 m 떨어진 곳이었다.

올해 인천에서 덤프트럭에 의한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덤프트럭, 레미콘 등 이른바 건설기계 종사자에 대한 ‘교통안전교육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건설기계에 의한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15일 현재 모두 7건이 발생했다.

현재 버스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운수종사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교통안전법’에 근거해 신규 입사자, 만 65세 이상, 교통사고 발생, 벌점 등에 따라 운전 적성 정밀검사 등 교통안전교육을 통해 예방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덤프트럭 레미콘 등 건설기계 운수종사자의 안전교육은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3년마다 시행하는 ‘건설기계 안전 및 재해 사례 교육’이 전부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덤프트럭, 레미콘 등과 같은 건설기계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100여 명에 달해 건설기계 종사자에 대한 정기적인 교통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기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 2480만 대 가운데 건설기계는 50만 대로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 비율은 전체의 3.5%로 등록 대수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 비율이 높다.

특히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교통사고 치사율은 건설기계 치사율(2.4)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5)에 비해 60%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통안전교육은 실제로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용 자동차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통안전교육 및 검사를 시행한 결과 최근 5년간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망 사고는 32% 줄었다. 반면 건설기계에 의한 교통 사망사고는 같은 기간 14% 증가해 건설기계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시는 올해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 어린이 보호구역 내 무인단속 장비 설치, 노인등 보호구역 개선사업,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회전교차로 설치작업을 위해 본예산과 추경 예산 등 모두 229억6000만 원을 투입했다. 10월 기준 초등학교 269곳, 유치원 184곳, 어린이집 223곳, 학원 13곳, 기타 12곳 등 701곳의 어린이보호구역을 설치했다.

김을수 인천시 교통정책과장은 “수십 t에 이르는 건설기계는 사업용 자동차같이 주행시간이 길고 교통사고 발생 시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운수종사자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