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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62) 감독과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51) 감독이 자존심을 건 두 번째 맞대결에서 비겼다.
15일 싱가포르 비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양 팀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똑같이 2승 1무(승점 7)가 됐으나 골 득실(+6)에서 베트남(+5)에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전력에서 앞선 베트남은 유기적인 패스 조합으로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인도네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였다. 지난 6월 박 감독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0-4로 완패했던 신 감독은 5-4-1 시스템을 가동하며 수비를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렸다. 베트남은 응우옌 꽝하이와 응우옌 콩푸엉의 2대1 패스와 측면 돌파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문전을 수없이 위협했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인도네시아 밀집 수비에 번번이 걸렸다. 주전 골키퍼가 경기 전 워밍업 도중 어깨 탈골이 돼 출전하지 못한 인도네시아는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으로 베트남의 기세를 끊었다. 전, 후반 통틀어 4장의 경고 카드를 받았다. K리그2(2부) 안산에서 뛰는 인도네시아의 아스나위는 주장 완장을 차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상대 침투를 봉쇄하면서도 중앙 수비수 후방 커버까지 했다. 베트남은 후반에도 압도적으로 상대 문전을 노렸지만 마무리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김대용 주심과 김희곤 대기심 등이 심판으로 배정돼 두 한국인 감독과 마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전반 초반에는 박 감독과 신 감독이 서로 상대의 거친 플레이를 놓고 김 대기심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