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선출 이후 노동계 첫 방문… “일부 우려 있지만 지원할때 됐다” ‘친노동’ 행보로 외연 확장 나서, 이재명도 공약… 국회논의 속도낼듯 尹, 5인 미만 근로기준법엔 유보적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후보가 간담회 시작 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으로부터 노동 현장의 요구를 담은 책자를 건네받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공무원 및 교원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노동계를 방문해 두 가지 선물을 안긴 것. 두 사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이기도 하다. 양대 노총 중 온건한 성향이고 조합원 수가 101만8358명(2019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노총을 우군으로 만들어 중도층을 겨냥한 ‘중원전쟁’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병민 대변인과 한국노총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 후보는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그동안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일부 있기도 했지만 공무원과 교원에 대한 노동권에 따라 타임오프 제도를 지원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노사 교섭 등 업무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다만 윤 후보는 “현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고 열악한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해 공적 영역에 있는 인사들의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조정도 일부 필요하다”며 “납세자인 국민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까지 다 포함해서 첫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무원·교원에게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되 그 수준과 내용을 일반 노조 전임자와 동일하게 할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윤 후보는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선 “대원칙은 찬성할 수 있지만 어느 부분까지 시행돼야 할지 실태를 잘 파악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날 한국노총은 이 사안을 첫째 과제로 제시했지만 경영계 단체들은 14일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고 성명을 냈다.
윤 후보가 ‘친(親)노동’에 방점을 찍은 것은 ‘주 120시간’ 발언 등 그간 노동계의 반발을 샀던 논란을 해소하면서 외연을 넓히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산업기반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노동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노동자가 이 사회의 당당한 주체이고 주역이라는 것이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