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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마포 실거래가 지수 하락…‘거래 가뭄’에 정확도는 낮아

입력 | 2021-12-16 19:55:0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용 59㎡짜리 아파트는 올 9월만 해도 6건 중 4건의 실거래가격이 16억 원을 넘었다. 로열층인 29층은 역대 최고기인 17억 원에 팔렸다. 올 10월부터 매매 수세가 위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0월 15억9500만 원(8층)을 기록한 거래 가격은 지난달 15억 원(5층)으로 떨어졌다.

올 10월 서울 강남과 마포구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전달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매매 수요가 얼어붙은 가운데 일부 하락 거래가 이뤄진 데에 따른 것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보다 0.42% 오른 가운데 ‘강남4구(서초 강남 송파 강동)’을 뜻하는 동남권 지수는 0.03% 하락했다. 서북권(은평 서대문 마포)의 실거래 지수도 0.5% 내렸다. 두 지역의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 전환한 건 정부의 2·4 공급대책 발표 후 집값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올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실거래가 지수는 모든 실거래 가격을 이전 거래 가격과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시세를 표본 조사하는 ‘매매가격지수’에 비해 시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수준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다만 요즘과 같은 극심한 거래 가뭄기에는 실거래가 지수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집값 하락기로 단정하긴 이른다는 의견이 많다. 올 8월 4188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10월 2311건, 11월 1176건(잠정치)으로 급감했다.

서울 강동구 999채 규모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59㎡가 총 230채인데, 올 하반기(7~12월) 들어 딱 3채 팔렸다”며 “지금은 팔려는 사람도 사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7% 올랐다. 이 같은 상승 폭은 올 4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관악구 변동률은 0%로 1년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경기 동두천과 화성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각각 0.03%, 0.02% 떨어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얼어붙었다”며 “내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큰데다 대통령 선거가 있어 내년 3월이 집값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