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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인 부회장 체제로… ‘포스트 윤종규 시대’ 준비하며 경쟁

입력 | 2021-12-17 03:00:00

이동철 카드사장, 지주 부회장 내정… 1961년생 3인방, 후계구도 중심에
은행 이어 카드-보험도 50대 수장,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
증권-자산운용-캐피탈 대표 연임




KB금융그룹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60)을 지주 부회장으로 내정하면서 ‘트로이카 부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승진한 양종희 부회장(60)과 앞서 부회장에 내정된 허인 국민은행장(60)과 함께 1961년생 동갑내기 3인을 중심으로 차기 후계 구도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7개 계열사 가운데 4개 계열사 대표는 연임된 반면 은행에 이어 카드, 보험 등은 50대 수장이 발탁돼 ‘안정 속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16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KB국민카드 신임 대표에 이창권 지주 전략총괄(CSO)·글로벌전략총괄(CGSO) 부사장(56)을 추천했다. 이 내정자는 그룹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국내외 전략사업을 총괄하고 푸르덴셜생명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KB생명보험 대표에는 이환주 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57)이, KB저축은행 대표에는 허상철 국민은행 스마트고객그룹 대표(56)가 내정됐다. 이환주 내정자는 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추위는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리딩금융으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기 위해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최연소 은행장으로 발탁된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55)에 이어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에 중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 4년간 KB국민카드를 이끌었던 이동철 사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옮긴다. 이로써 KB금융은 지난해 12월 부회장 직책을 부활시킨 지 1년 만에 ‘3인 부회장’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그동안 지배구조 안정화에 주력해 온 만큼 일찌감치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이끌 차기 후계 구도를 완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종희 부회장은 글로벌·브랜드 홍보 부문을, 허인 부회장 내정자는 디지털 혁신, 이동철 내정자는 개인고객 부문 등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동갑내기 세 사람이 2023년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 회장의 후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셈이다.

KB증권의 김성현(58) 박정림(58) 대표와 KB자산운용의 이현승 대표(55)는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2019년 공동 대표로 취임해 ‘2+1(2년 첫 임기+1년 연임)’ 임기를 마친 KB증권의 두 대표는 올해도 실적을 인정받아 1년 더 ‘투 톱’ 체제로 손발을 맞추게 됐다. KB캐피탈의 황수남 대표(57), KB인베스트먼트 김종필 대표(51) 등도 재추천됐다.

내정자들은 이달 중 해당 계열사의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신임 대표들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이며, 연임된 대표는 1년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