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철민(54·김철순) 별세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철민은 16일 오후 2시께 서울 노원구 원자력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눈을 감았다.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작별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긴 지 6일 만이다. 당시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빈소는 원자력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했다. 장지는 경기 용인 평온의 숲이며 발인은 18일 오전 7시다.
고인 빈소에는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 조세호, 엄영수, 고명환 등 개그맨들이 보낸 조화가 가득했다. 후배들의 추모 글도 이어졌다. 개그맨 정종철은 인스타그램에 “형님. 언제나 행복한 웃음을 우리에게 주셨다”며 “공연할 때 당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아낌 없이 주셨던, 주시기만 했던 형님. 부디 하늘에서도 행복하셔요”라고 남겼다. 김원효도 “형님 좋은 곳에 가셔서 더 웃고 사세요. 웃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라고 애도했다.
변기수 역시 “대학로에 가면 언제나 야외에서 기타 하나 메고 사람들을 웃겨주던 김철민 선배를 보면서 공연장에 나갔었는데…”라며 “이젠 하늘에서 맘껏 웃으십시오”라고 추모했다. 김용은 SNS에 “철민아 이젠 아픔없는 곳에서 맘껏 노래하고 편히 쉬어라”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울컥”이라고 썼다.
고인과 30년 지기인 DJ 하심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믿겨지지 않는다. 며칠 전까지 영상통화했는데… (김철민이 마지막으로 SNS에 글을 남긴) 그날도 통화했다. 포기하지 말자고, 이겨내자고 했는데 ‘많이 아프다’고 하더라”면서 “그동안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고, 버스킹 공연도 많이 했다. 김철민은 그냥 착한 사람, 타고난 개그맨”이라고 추억했다. “철민이가 펜벤다졸을 복용할 때도 요양원에 같이 있었다. ‘강아지가 먹는 걸 네가 왜 먹느냐’면서 말렸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고 하더라”면서 하늘나라에선 최고 스타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고인은 2019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을 이어왔다. 그해 11월부터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까지 복용하며 완쾌 의지를 보였다. 상태가 호전됐다고 주장했으나, 10개월 뒤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하고 항암 치료에 전념했다. 지난해 11월 채널A ‘개뼈다귀’에 출연해 하루를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박명수가 김철민을 대신해 버킷리스트를 이뤄줬다.
김철민은 1994년 MBC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다. 개그맨 김형곤 눈에 띄어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MBC TV ‘개그야’와 영화 ‘청담보살’ 등에 출연했다. 나훈아 모창가수 ‘너훈아’로 알려진 김갑순이 작은 형이다. 김갑순은 2014년 간암으로 사망했다. 부모와 큰형도 모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