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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수석부회장 SK 배터리사업 직접 챙긴다… SK온, 각자 대표체제 전환

입력 | 2021-12-17 11:20:00

SK온, 최재원 대표이사 선임… 17일 이사회 의결
‘최태원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 경영 복귀
지동섭 사장과 각자 대표직 수행
SK온, 임원 6명 신규 선임·관계사 임원 9명 영입
“SK온 배터리사업 육성 의지 반영된 인사”



최재원 SK온 신임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배터리사업 회사 SK온 대표이사를 맡는다. SK온은 기존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SK온은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SK온은 지난 10월 1일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이기도 하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7일부로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한다.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담당하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이전과 동일하게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인사평가보상위원회를 열어 최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 선임 안건을 보고 받았다. 이사회는 최 수석부회장이 일찍이 배터리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획과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 온 점과 주요 관계사 CEO, 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등 그룹 요직을 맡으면서 다져 온 사업 감각과 네트워크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충남 서산과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미국 조지아 등 배터리 생산 공장 기공식, SK배터리가 탑재된 국내 최초 고속 전기차 블루온 시승행사 등 중요한 배터리사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참여한 국내외 배터리사업 관련 행사

1963년생으로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하버드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SK그룹에 입사한 후에는 SKC 전무와 SK텔레콤 부사장을 거쳐 SK E&S(엔론)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SK E&S 대표이사에 오른 후 당시 SK엔론 지분 매각 과정에서 (주)SK에 유리한 조건의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에는 SK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과 SK텔레콤 이사회 의장, SK 대표이사 부회장,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SK온 대표이사에 선임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 등에 기여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배터리사업을 그룹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면서 SK온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성이 담긴 인사”라며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경영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SK온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2017년 1.7기가와트시(Gwh)에 불과했던 배터리사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5년 만에 전 세계 5위권 배터리 업체로 성장했다. SK온에 따르면 미래 전망은 더욱 밝다. 포드와 현대·기아, 폭스바겐, 다임러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앞으로 납품하기로 확정된 배터리 물량(누적 수주 잔고)만 220조 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1700GWh 규모에 해당하며 전기차(대당 80KWh 기준) 2000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글로벌 업계 최고 수준 누적 수주 잔고를 조기에 확보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SK온은 현재 약 40GWh 규모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오는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규모로 늘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배터리 적용 분야를 다각화해 공급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SK온은 이날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규 임원 6명(양성철, 정준용, 문항기, 방한민, 정재성, 류택정 등)을 선임하고 계열사 및 관계사에서 임원 9명을 영입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글로벌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배터리 제조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또한 글로벌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조직을 확대 및 전문화해 글로벌사업 확장에 따른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미래 배터리 소재 등 선행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