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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고대 중국인도 관청서 이혼도장 찍었네

입력 | 2021-12-18 03:00:00

◇기묘한 중국사/왕레이 지음·고상희 옮김/312쪽·1만6000원·에쎄




현대 사회에서 이혼이 더는 별일이 아니라지만, 고대 중국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국책’과 ‘한비자’에 남은 이혼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혼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째, 남편의 요구로 이혼하거나 둘째, 부부 중 인륜을 거스른 범죄를 저지른 자가 있으면 관청이 나서 부부를 강제로 이혼시키기도 했다. 셋째, 부부 사이 애정이 식어 자발적으로 하는 이혼이었다.

세 번째 방식의 경우 부부가 합의한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어 관청에 제출하면 절차는 마무리됐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와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고대 중국인의 삶이 21세기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사 가르치는 왕쌤’이자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저자가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법한 수십 가지 질문과 답을 엮었다. 생활, 음식, 문화, 감정, 사회의 다섯 가지 주제별로 나뉜 내용에는 ‘옛날에도 신분증이 있었을까’,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택배를 보냈을까’ 같은 질문이 빼곡히 담겨 있다. 저자는 사료에 의거해 간단 명쾌하게 답변을 정리했다. 답변이 특히 쉽게 읽히는 이유는 현시대의 상황과 과거의 생활상에서 공통점을 끌어내려 노력했기 때문. 일례로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길을 찾았을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교차로에 세워진 ‘방패 비석’ 또는 ‘지시비’가 오늘날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였다고 말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