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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없어 16곳 입원 거부…확진 임신부 결국 구급차서 출산

입력 | 2021-12-18 18:45:00

© News1 DB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치료 중이던 임신부가 진통과 하혈이 시작됐지만 병상이 없어 헤매다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16군데 병원에서 ‘포화상태라 확진자 병상이 없다’면서 손사래쳤고, 출산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구급대원들이 소방의료팀으로부터 원격 지도 등을 받아 무사히 순산했다.

다행히 출동 구급대원 중 1명은 간호사 특채로 임용된 박은정 소방사였고, 함께 순산을 도운 최수민 소방교도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을 소지한 구급대원이었다.

18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양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49분께 양주시 광적면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임신부가 하혈과 복통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임신부는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 받던 중 진통이 찾아온 상황이었다.

광적구급대 최수민 소방교와 박은정 소방사는 임신부의 출산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인근 병원에 연락을 취했으나 무려 16곳의 병원이 “확진자 병상이 꽉 찼다”면서 입원불가를 통보했다.

그러는 사이 임신부의 진통이 심각해졌다. 구급차 내부에서 출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구급대원들은 원격으로 소방의료팀의 지도를 받아 구급차 안에서 분만 작업에 돌입했다.

박은정 소방사는 간호사 특채로 임용된 터였고, 최수민 소방교도 관련 응급훈련과 출동 경험이 풍부한 대원이었다.

이들은 구급차 안에 확보해둔 분만세트를 이용해 분만을 유도했고 이날 오전 1시36분께 건강한 아기를 순산했다.

구급대원들은 신생아의 입과 코를 막은 이물질을 제거해 호흡을 유지했고 체온을 보호하면서 ‘병상이 있다’고 연락 닿은 서울의료원으로 산모와 아기를 이송했다.

두 구급대원은 “생명의 소중함과 구급활동을 통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혓다.

박미상 양주소방서장은 “현장에서 올바른 판단과 응급처치로 환자의 귀한 생명과 신체를 보전한 구급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13일에도 수원에 거주하는 임신부가 코로나19로 재택치료 중 하혈해 구급차를 탔지만 40군데 병원에서 병상이 없다고 거부 당해 10시간을 헤맨 끝에 병원에 도착해 출산한 일이 있다”면서 “역대급 저출산 시대에 코로나19 난리까지 겹쳐 출산이 더 어려운 상황이 닥쳤다”고 전했다.

(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