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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고”…동학개미 ‘7만전자’에 울었다

입력 | 2021-12-19 07:24:00

© News1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 올해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이 자조적으로 내 뱉었던 이 말은 신세한탄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우하향’하면서 7만전자에 머무르는 통에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그쳤다. 반면 개인이 판 종목은 크게 오르면서 이를 사들인 외국인과 기관은 높은 수익률을 냈다. 심지어 삼성전자 마저도 개인이 팔기 시작하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삼성전자 32조원 사서 1조원 잃었다

19일 <뉴스1>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 외국인, 기관의 올해(1월1일~12월8일) 투자수익률 및 매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개인은 총 84조4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55조1100억원, 외국인은 22조8600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또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 기준 개인의 평균 수익률은 -1.59%로 부진했다. 즉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원금에서 15만9000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반면 외국인은 54.25%, 기관은 53.49%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동학개미의 수익률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삼성전자를 무려 32조7500억원 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3위 종목인 현대모비스의 3조2900억원의 10배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매수 톱10 종목을 합쳐도 17조4800억원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이 삼성전자 우선주이고 5조원 규모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인은 3.14%의 손실을 입었다.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1조28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3.14%라는 수익률은 삼성전자의 ‘배당금’까지 합산한 것이어서 순수하게 주식거래만 놓고 보면 개인의 손실폭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면서 ‘수익 실현’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19조3000억원, 기관은 14조4200억원 어치를 각각 팔았다.

◇카카오·네이버 없었으면 어쩔뻔…개인이 판 종목은 대다수 올라

개인의 다른 순매수 상위 종목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현대모비스(-5.36%), LG전자(-8.52%) 등이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대형 IPO(기업공개)로 관심을 받았던 SK바이오팜의 수익률은 -40.53%로 손실폭이 컸다.

그나마 카카오(55.33%), 네이버(35.04%), 금호석유(22.07%)의 높은 수익률이 다른 종목의 손실을 메꾸는 형국이다.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이 대부분 손실을 입은데 비해 개인이 내다판 종목의 수익률은 단 2개만 빼고 모두 올랐다.

코스닥종목 카카오게임즈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수익률이 각각 105.65%와 214.52%에 달하는데 이 종목은 개인 순매도 상위 4위와 8위다. 개인 순매도 1위 크래프톤(2.31%)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10.65%), 에쓰오일(28.54%), KB금융(34.25%), 카카오페이(4.66%), 삼성엔지니어링(72.08%)도 모두 올랐다.

외국인은 순매수 종목 상위 10개 중 LG화학(-8.86%), 카카오뱅크(-3.30%)를 제외하고 8개 종목이 올랐으며 기관 역시 순매수 종목 중 현대중공업(-3.14%) 등만 하락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