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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에 간첩 개입?…드라마 ‘설강화’ 또 역사왜곡 논란

입력 | 2021-12-19 12:54:00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방송 전부터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설강화’는 18일 첫 방송 후에도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대상이 된 상태다. 앞서 제작진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고 해명했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약 3만명이 동의한 이 청원엔 “민주화 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설강화’는 남파 간첩과 민주화 운동을 하는 여학생의 사랑을 담은 설정 탓에 제작 단계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3월 드라마 시놉시스가 공개된 후 민주화 운동을 비하하는 작품이라는 비판에 휩싸였고, ‘설강화’ 촬영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동의자수가 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시 청원 내용은 남파 간첩과 운동권 학생의 로맨스라는 설정이 자칫 민주화 운동 배경에 간첩이 있었다는 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또 이 작품 기존 극본 속 여성 주인공 이름이 ‘영초’였는데, 이는 민주화 운동을 한 ‘천영초’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또 남성 주인공이 재독교포 출신 명문대 대학원생이라는 설정은 ‘동백림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여자 주인공 이름이 ‘영로’로 바뀌었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방영 전 시놉시스 공개됐을 당시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으로 큰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해당 드라마의 방영 중지 청원에 동의하였다”며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회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했다.

이어 “간첩인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에 쫓겨 도망갈 때 배경 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용된 노래이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 소속 인물을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은 “나도 작가도 굉장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이 작품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건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방송이 되기 전부터 어떤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창작자에게는 굉장한 고통이고 압박일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