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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예쁜 여자가 험한곳에’ 발언 서울시의원, ‘인격권 침해”

입력 | 2021-12-19 19:22:00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의회 한 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성 기관장에게 “성을 직무에 이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격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 산하 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모 의원은 여성인 A 소장에게 “‘겉으로 볼 때 아주 나이도 어리고 청순한 여성이고 저렇게 예쁜 여자가 어떻게 이 험한 곳에서 근무를 하느냐, 너무 안타깝다’ 이런 것을 100% 활용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A 소장은 이에 “(김 의원이)나이와 외모, 성을 직위와 직무유지에 이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으로 인격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그러자 인권위는 ‘김 의원이 A 소장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린 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김 의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김 의원의 발언은 직무에 남녀의 구별을 둔 차별적 발언으로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고 성인지감수성 역시 부족한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당시 행정사무감사가 공개적으로 진행됐고 회의록도 영구보존물로서 공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표현방법에 있어 진정인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하는 차원에서 발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A 소장이 재직했던 곳의 내부고발을 접한 뒤 2년간 파악하고 조사한 내용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를 그대로 밝히기보다 인권보호와 배려의 차원에서 에둘러서 압축해 발언하다 보니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