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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가격 28% ↑, 치킨-피자도 올랐다…밥상물가 비상

입력 | 2021-12-19 19:30:00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소고기뭇국 재료를 샀는데 너무 비싸서 당황했네요.”

부산에 사는 A 씨(60·여)는 19일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계란, 두부, 무 등 간단한 식재료와 국거리용 소고기를 조금 샀는데 영수증에 3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찍혀서다. 그는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며 “설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걱정”이라고 했다.

내년 설(2월 1일)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달걀 값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다시 6000원대로 올랐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20%가량 뛰었다. 식재료 값 상승에 외식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 국산 삼겹살 28%, 미국산 갈비 19% 뛰어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7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6399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4% 올랐다. 고병원성 AI 때문에 올해 한 판에 7000원 넘게 급등했던 달걀 값은 산란계(알 낳는 닭) 수 회복 등으로 10월 중순 이후 5000원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산란계 농장 5곳이 감염되는 등 고병원성 AI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이달 9일 한 판 가격이 다시 6000원을 넘으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가정식 주요 메뉴에 쓰이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17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100g) 가격은 278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8.4% 비쌌다. 한우 등심(100g) 가격도 1만4019원으로 1년 새 17.4%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육류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가정에서 외식을 줄이면 연말 가정의 육류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수입산 육류 가격도 올랐다. 수입 냉동 삼겹살(100g)과 미국산 갈비(100g)는 각각 1359원(13.1%), 2928원(18.5%)으로 1년 전보다 10% 넘게 비쌌다.

● 치킨 2000원 오르는 등 외식도 비싸져
주요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치솟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의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김치찌개 백반 1인분은 5.1% 오른 7077원, 자장면 한 그릇은 6.6% 오른 5615원이었다.

경북 김천의 한 베트남 음식점은 6500원이었던 베트남식 샌드위치의 가격을 내년 1월부터 7000원으로 올린다. 이 식당 주인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돼지국밥 골목 식당들도 5000원을 유지하던 돼지국밥 가격을 지난달 6000원으로 인상했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치킨과 피자 가격도 오르고 있다. 치킨업계 1, 2위 교촌과 BHC는 주요 메뉴 가격을 최근 각각 500~2000원, 1000~2000원 올렸다. 1만 원 이하 중저가 피자를 파는 피자스쿨은 피자 가격을 지난달 3년 만에 1000원씩 올렸다. 롯데리아도 이달 1일부터 제품 판매가를 평균 4.1% 올렸다.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세에 정부는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설 성수품 공급 확대에 나선다. 설 기간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의 사용 한도를 2만 원으로 늘리는 등 각종 할인 행사도 추진한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