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붕어빵 성지’에 긴 줄 노점 감성 그대로 카페서 팔아 4개 1만3000원 고급화 상품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자리한 ‘총각네 붕어빵’의 붕어빵. 갓 구운 붕어빵이 온기와 고소한 냄새를 뿜어낸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을 사 먹기가 쉽지 않아졌다. 팥,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붕어빵 노점이 급격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붕어빵을 파는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할 정도로 붕어빵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특히 인기를 끄는 붕어빵 맛집들이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총각네 붕어빵’은 매서운 추위에도 손님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하얀 김이 새어나오는 틀 덮개를 열자 줄지어 누운 붕어빵들이 자태를 드러냈다. 이곳은 ‘붕어빵 성지’로 불린다. 주말에는 1시간 넘게 기다려야 그 맛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파는 붕어빵은 팥호두, 슈크림, 고구마, 피자의 4가지 맛. 1인당 최대 4개까지만 살 수 있다. 팥호두 1000원, 피자 2000원 등 붕어빵 치고는 다소 비싼데도 인기를 끄는 건 재료를 차별화했기 때문. 피자 붕어빵에는 쇠고기, 찰토마토, 자연치즈 등 17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반죽엔 우유를 섞어 고소함을 더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박기남 씨(53)는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고 최상급 재료만 쓴다. 속도 최대한 꽉 채운다”고 했다.
고급 디저트로 변신한 붕어빵도 있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파리크로아상 붕어빵’의 붕어빵은 4개에 1만3000원. 파이생지로 만든 크루아상에 팥, 애플망고, 블루베리 등 8가지 속을 넣어 굽는다. 겉에 사탕수수를 묻혀 달콤함을 더했다. 붕어빵을 만드는 이는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주인 최다혜 씨(28·여)다. 최 씨는 “관공서나 어린이집 등에서 행사용 간식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