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발사될 예정인 미국의 웹망원경. 지름이 6.6m로 기존 허블망원경(지름 2.4m)보다 훨씬 크다. 거대한 차광막을 통해 태양 등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막고, 아주 먼 은하를 관측할 수 있다. 사진 출처 NASA 홈페이지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보통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색은 연속적이다. 빨간색과 주황색 사이 진한 빨강에서부터 붉은빛 감도는 자몽, 그보다 연한 오렌지색 식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지역은 무지개 색을 일곱이 아니라 여섯으로 부르기도 하며, 옛 문헌은 다섯이라고 기록했다. 색 구분은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각 사회가 정하기 나름이다.
인간과 동물은 원추세포 차이로 색을 보는 것도 차이가 있다. 사진은 반려견을 위한 화면으로 구성된 개 전용 방송. 사진 출처 해피독TV
사람들은 빛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전등을 발명하고 레이저를 사용하며, TV도 만든다. 예전보다 화면은 훨씬 커졌고, 접히는 TV도 나오지만 눈으로 보는 세상을 정확히 그려내는 TV는 없다. TV 역시 빛의 삼원색을 적절히 섞어 여러 색을 표현한다. 그런데 인간의 원추세포가 느끼는 색을 정확히 만드는 물질은 나오지 않았다. 가령 TV 영상 속 빨강과 원추세포가 느끼는 빨강은 약간 다르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색을 만드는 물질을 개발해 고화질 TV가 가능해졌다. 각 색을 담당하는 물질이 만드는 빛의 세기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이를 조절해 최대한 맨눈으로 보는 세상과 비슷한 화면을 만든다.
하늘에는 태양 외에도 빛을 내뿜는 별이 많다. 예로부터 별을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을 사용했고 점점 더 큰 망원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의 빛도 많다. 태양과 별은 원추세포가 관측할 수 있는 가시광선 외에 적외선 등 다양한 빛을 내뿜는다. 천문대 망원경은 이런 빛도 관측한다. 그래서 천문대에서 보는 별은 우리가 보는 별과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보는 망원경은 우주의 비밀을 푸는 많은 정보를 준다.
2017년 촬영해 2019년 처음 공개한 블랙홀의 모습은 지구 전역의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사용하고 고성능 인공지능 이미지 처리를 통해 완성했다. 사진 출처 EHT연구팀
그뿐 아니라 허블망원경을 대신할 망원경도 이달 24일 발사된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아주 먼 우주를 관측하는 ‘웹망원경’은 지름이 6.6m다. 허블망원경의 지름은 2.4m에 불과해 적외선 관측에 한계가 있었다. 별에서 오는 적외선을 제대로 보려면 태양이나 지구에서 오는 열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적외선을 볼 수 있는 웹망원경은 거대한 차광막을 갖고 있다. 유리보다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허블망원경보다 훨씬 가볍지만, 그냥 로켓에 싣기에는 너무 크다. 이 때문에 이 망원경은 18개의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접힌 채 발사돼 우주 공간에서 활짝 펼쳐진다. 빅뱅 당시 생긴 아주 먼 은하를 관측하고, 머나먼 별의 대기를 분석해 생명체가 있는지도 밝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무지개는 동화 속에서 많이 나온다. 주로 무지개 끝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사실 무지개의 끝은 갈 수가 없다. 우리가 보는 무지개는 반원이지만, 원래 무지개는 둥글기 때문이다. 시야에 제약이 없는 하늘에서 보는 무지개는 완벽한 원이다.
빛이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동그란 무지개도 못 보고, 밤의 세상도 볼 수 없다. 요즘은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이도 많다. 자연의 빛은 편향이나 왜곡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빛은 있다. 빛을 제대로 봐야 세상도, 미래도 잘 보인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