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말을 않네
-조용필 작사·작곡 ‘꿈’ 중
유춘동 강원대 국문과 교수
몇 년 전, 늘 가르침을 주시던 스승님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저 세상으로 떠나버리셨다. 스승님이 계실 때에는 궁금한 일이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전화로 물어보거나 직접 만나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물었다. 그때마다 아주 명쾌한 해결책을 주셨다.
그런 스승님이 세상을 떠난 뒤, 결단이 필요한 일에 편히 묻거나 답을 줄 사람이 없어졌다. 이제 모든 일은 오로지 혼자 판단으로 실행해야만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과 고비는 결국 자기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리고 현명한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의 말도 경청했다. 매 순간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며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신통치가 않다. 판단에 대해 회의감이 들거나 이유 없는 반감이 생길 때가 너무도 많다.
나이가 들면 현명해지고 혜안이 생긴다고들 한다. 하지만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고 갈팡질팡 할 때가 더 많아졌다. 낯선 곳을 운전할 때마다 상세히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 축적된 자료에 의거해 척척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인공지능이 곧 현실화된다는 시대에, 모든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최적의 경로를 알려줄 현인(賢人)이 나타났으면 한다. 답답한 일상 세계에서 한 줄기 빛처럼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자세히 알려주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유춘동 강원대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