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 하겠다고 발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을 ‘아픈 패배자’(sore losers)로 보이게끔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 당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살인자’(killer)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모닝 퓨처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올림픽을 보이콧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것은 마치 우리를 패배자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미 나는 지미 카터가 앞서 했던 일을 봤고 그건 매우 끔찍했다. 정말 끔찍했다”며 “선수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이었던 카터는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며 이듬해인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 여름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했다. 정부 공식사절단은 물론 선수들까지 보내지 않았다. 당시 보이콧에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동참했다. 소련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여름올림픽을 보이콧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시 주석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살인자이지만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그는 나를 정말로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선 “수년 간 중국은 미국을 경제적으로 갈갈이 찢어놨다”고 비난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