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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연말모임 OK” 파티룸-숙박시설 5인이상 예약 성행

입력 | 2021-12-20 20:52:00


“8명이라도 연말 파티하셔야죠. 인원 제한 단속은 염려하지 마세요. 사이트 통해서만 4명으로 예약해주시면 됩니다.”

20일 서울 은평구의 한 파티룸 대여업체에 ‘5인 이상 이용이 가능하냐’고 묻자 업체 사장 A 씨는 “8명도 가능하다. 서로 모르는 그룹처럼 입장해 주시기만 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말에 4명 초과로 이용하겠다는 분들은 그냥 이용한다. 실제로 인원을 초과해서 걸리거나 과태료를 문 적이 없으니, 걱정 말고 예약해달라”고 안내했다.

거리두기 강화로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이 최대 4인으로 제한됐지만 파티룸과 숙박시설,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체 시스템에서는 5인 이상 예약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 방역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식당, 카페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막히자 다수 인원이 함께 파티룸 등에서 연말 모임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 ‘4인 제한’에 막히자 숙박업소에서 연말 모임
연말 모임을 위해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던 시민들은 “어차피 검사하는 사람 없다”는 이유로 모임을 취소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연말을 맞이해 동아리 친구들 12명이서 6명씩 같은 오피스텔의 방 2개를 잡아 모이기로 했다”며 “방역 강화 이후 연락해보니, 호스트도 ‘SNS에 업로드하지 말기’ ‘입장 따로 하기’ 등의 조건을 내걸고 이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측도 “호스트와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일 뿐이기에,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결정권은 호스트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숙박업소 취소를 고민하는 고객을 업소 주인이 안심시키기도 한다. 인천시 바닷가의 한 펜션에서는 “조용히만 하면 6~7명도 숙박이 가능하다”며 “현재도 6명이 와서 단체방 이용 중이니 나가고 들어올 때 4명씩 움직이면서 조심만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한 시민은 온라인에 “연말을 맞아 엄마 3명, 아이 3명이서 주말 풀빌라를 예약했는데, 펜션에 전화하니 ‘상관없다’고 오라고 한다”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 스키장 시즌방도 인원 제한 허점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겨울 내내 스키장을 이용하기 위해 함께 투숙하는 이른바 ‘스키장 시즌방’도 방역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수칙 위반이 계속되지만 별도의 단속은 없는 상황이다.

동아일보가 강원의 스키장 인근 부동산들에 시즌방과 관련해 문의하자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인기가 많아 스키장 근처로 시즌방 1곳밖에 남지 않았다”며 “총 6명이 쓸 수 있고, 금액은 350만 원”이라고 안내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하게 되면 한 방에 몇 명 쓰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운영자 측에서도 정부 지침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키장 시즌방을 운영하는 한 동호회 관리자는 “인원이 많으면 오히려 좋다. 한 방에 5, 6명씩 들어와도 괜찮다”며 “동호회원 20명끼리 한 방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스키 시즌이 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시즌방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또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사적 공간을 빌리는 만큼 단속하기가 어렵고, 강제로 운영을 하지 못하게 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평창군 관계자는 “평창군은 겨울철 스키장 개장에 따라 관광객이 급증하는데, 가장 염려되는 것이 시즌방”이라며 “온라인 상에서 만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장기적으로 방을 빌리고 관리 주체도 불분명해 더욱 걱정이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스키장에서는 식당 등에서 밀접 접촉을 할 확률이 크고, ‘시즌방’ 등 가족이 아닌 불특정 다수와 같이 방을 쓰기도 하며, 알바생들끼리는 기숙생활을 해 단체 감염이 나올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일부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