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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년 위한 후보라면서 고용 늘릴 노동개혁엔 입 닫은 李·尹

입력 | 2021-12-21 00:00:00

엇갈린 시선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 후보에 이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헌화를 하기 위해 윤 의사 묘소로 향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30 청년 세대의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에게 한 해 200만 원까지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대표적인 청년 공약이다. 윤 후보도 저소득층 청년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8개월간 ‘청년도약보장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청년 세대가 특정 후보로의 쏠림 현상을 보이지 않는 ‘스윙보터’이자 대선 향배를 가를 ‘캐스팅보터’로 부상한 만큼 여야 후보들이 공을 들이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두 후보의 공약이 주로 현금 지원이거나 젊은 부동층의 환심을 사기 위한 대증요법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장관’ 발탁을 내세우거나 고3 학생까지 포함한 청년 인재 영입 경쟁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두 후보가 말로는 서로 자신이 청년을 위한 후보라고 하면서 정작 청년 일자리를 늘릴 노동개혁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를 넘었다고 한다. 창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 정부 일자리 사업은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청년 일자리는 결국 기업들에 달려 있지만 연공급제(호봉제)에 따른 인건비 부담 및 경직된 고용 제도 등이 신규 채용을 가로막고 있다. 실제로 300인 이상 기업의 60%가 연공급제를 운영 중이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선 연공서열 타파와 고용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 그런데도 이, 윤 후보는 노동개혁엔 입을 다문 채 조합원 200만 명이 넘는 양대 노조의 눈치를 보며 이들 입맛에 맞는 공약만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와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노조전임자 유급 근로시간 면제) 등을 공약하자 윤 후보도 ‘주 120시간 노동’ 등 말실수를 일시에 만회하려는 듯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게 단적인 예다.

경제고통지수가 역대 최악이라는 청년층에 일자리는 생존의 이슈다. 현재의 경직된 노사관계, 임금·고용제도를 그대로 두고선 기업들을 아무리 쥐어짜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힘들다. 기득권을 하나도 내려놓지 않으려는 강성 노조의 비위만을 맞추려고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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