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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구는 류현진 선배보다 빨라… 나만의 결정구 개발중”

입력 | 2021-12-21 03:00:00

[기다려 2022] 한화 문동주
광주진흥고 나와 한화 신인 1지명
고교야구서 시속 154km 던져 유명… ‘우완 류현진’ 불려 내년 돌풍 기대
중 3때 176cm… 지금 188cm 달해 “키 크며 구속도 쑥쑥 늘어 자신감”



20일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훈련장에서 만난 한화의 ‘우완 류현진’ 문동주가 팔짱을 끼며 미소 짓고 있다. 서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18년 광주 무등중 야구부 3학년 때 실수투성이 야수였어요. 평균 3경기에 4, 5개 실책을 범했죠. 평범한 땅볼 타구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자 벤치에 앉아 있는 날이 늘어갔어요. 어머니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울었어요. 잘하는 동료들에게 내 존재가 가려진 느낌도 들었죠.

늘 ‘난 왜 안 될까’를 되뇌었어요. 그래도 ‘될 때까지 해보자’고 다짐했죠.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새 출발을 하고 싶었어요. 무등중이 있는 광주 동구에서 가장 먼 광산구의 광주진흥고에 진학했죠. 포지션도 투수로 전향했어요.”

평범한, 어찌 보면 낙제점에 가까웠던 한 야구선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KBO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에 1차 지명을 받았다.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는 최고 시속 154km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유명해졌다. ‘우완 류현진’으로 불리는 문동주(18)다.

그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끈기뿐 아니라 행운도 따랐다. 중3 시절 176cm였던 키가 1, 2년 사이 10cm가량 커지며 기량도 크게 성장했다. “고1 당시 속구 구속이 132km, 135km 식으로 2, 3km씩 확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는 이달 6일부터 충남 서산 한화이글스 2군훈련장에서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웨이트트레이닝과 체력 훈련, 캐치볼, 투수 수비 훈련을 하고, 야간에도 다시 웨이트 훈련을 한다. 비시즌인 만큼 피칭 훈련이 없어 최고 구속을 재보지는 않았지만 올해 키가 약 2cm 크면서(188cm) 구속이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데뷔 시즌 한화의 류현진(34·토론토) 선배와 비교하면 모든 게 부족하다”면서도 “속구 스피드 하나만큼은 내가 더 강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1군 합류와 발맞춰 결정구로 변화구를 하나 더 익힐 계획도 있다. 과거 류현진이 선배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배웠듯 문동주도 선배 김민우에게 결정구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구종을 정하진 않았지만 ‘문동주’ 하면 떠오르는 결정구를 만들고 싶다. 지금의 주무기인 스플리터나 류현진 선배처럼 체인지업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데뷔 시즌 가장 신경 쓰이는 신인은 김도영(18·KIA)이다. 같은 광주 출신으로 KIA의 1차 지명을 놓고 묘한 라이벌 경쟁을 펼친 두 신인의 프로 맞대결은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주요 관심사다. 문동주는 “(김)도영이는 타석에서도 까다롭지만 출루하면 더 까다롭다”며 “삼진 욕심은 못 내도 볼넷, 안타를 막론하고 절대 베이스로 내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서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