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강타한 슈퍼 태풍 ‘라이’로 인한 사망자가 375명으로 급증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라이로 인해 현재까지 37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실종자는 56명으로, 부상자는 500여명이다. 당국은 통신 두절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만큼, 통신망이 복구된 뒤 실제 피해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가 최초 상륙한 필리핀 남동부 디나가트섬의 알렌 바가오 주지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전 태풍이 세탁기 같았다면, 이번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거대한 괴물 같았다”며 “바람이 6시간 동안 사방으로 휘몰아쳤다”고 전했다.
바가오 주지사에 따르면 바람에 날린 지붕에 맞아 14개 주민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했다. 고위험 지역 주민이 대피하지 않았다면 피해 규모는 수천 명으로 불어났을 거라고 바가오 주지사는 설명했다.
디나가트섬을 포함한 태풍 피해 지역은 전기와 통신이 끊긴 상태로, 대부분이 건물 보수와 식음료 보급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조대가 277개 지역에서 전기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21곳만 작업을 완료했다. 통신망이 단절된 130여개 도시 중 106개가 복원됐다. 지역 공항 두 곳은 비상 비행을 제외한 항공편 운항을 금지했다.
앞서 라이는 지난 16일 시속 195㎞의 바람과 최고 270㎞의 돌풍을 동반하며 필리핀에 상륙한 뒤, 다음날 남중국해로 빠져나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