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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전격사퇴’ 이준석 “미련 없다…尹과 상의 안해”

입력 | 2021-12-21 16:40:00

“당 대표 역할은 수행”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과 충돌을 빚은 지 하루 만에 선대위 내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선대위는 이미 기능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미련이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과 관련한 비판은 당연히 감수할 것”이라며 “당 대표로서 역할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전날 오전 열린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사안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던 중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빚었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에게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언론을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이니 공보단장이면 이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대표 지시를 들어야 하느냐. 난 (윤석열) 후보 지시만 듣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고성을 주고 받았고, 결국 감정이 격화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은) 공보단장으로서 해선 안 될, 유튜브 영상을 본인 이름으로 전달한 행위에 대해서 사과나 해명의 대상이 아닌 즉각 사퇴를 해야 할 일이라고 했는데도 이 같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본인의 뜻으로는 사퇴조차 할 수 없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며 “전권은 후보가 책임을 지는 것이고 저는 그 안에서 노력할 것이다. 최근에 선대위와 관련해 여러 중차대한 논의가 필요했는데 그 제안은 거절됐고 공보단장은 후보 이름을 거론하며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받지 않겠다고 공개 발언하고 어떠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선대위는 이미 기능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제 의지와는 다르게 보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 보직 사퇴는 후보와 관계없다. 상의 안했다”라며 “저는 개인적인 거취 판단을 후보와 상의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다만 “당 대표로서의 역할은 수행할 것이다. 저는 어떤 미련도 없다”며 “정권교체를 위한 마음은 있으나 실제 참여할 길은 없는, 많은 다른 의원님들이나 당원들이 마음도 비슷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일부 핵심 관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가려져 빛을 못 보시는 분들도 당내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직책을 너무 쉽게 내려놓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선대위 책임자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불응했고 그 자리에서 교정되지 않고 오히려 (나를) 조롱했다”며 “이 사태가 이틀 동안 진행됐다는 건 선대위 내에 내 역할은 없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이 무리한 행동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나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 기사에 대한 책임을 공보단장에게 물을 수 있느냐라는 물음엔 “잘못된 사실을 바탕으로 선대위 운영을 지적한다면 선대위 공보단장이 당연히 챙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만약에 저희가 좋지 못한 결과 얻는다면 상당한 불명예를 얻겠지만, 무한 책임은 후보의 몫”이라며 “저는 후보의 선택 존중한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