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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이유 막론하고 송구…자리 욕심낸 적 없다”

입력 | 2021-12-21 17:24:00

국민의힘 조수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뉴시스


국민의힘 조수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이 21일 오후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이준석 대표를 만류하기 위해 당대표실을 찾았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조 단장은 이 대표에게 “나이를 먹으면 지혜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정말 송구하게 됐다”라고 사과했다.

조 단장은 이날 오후 4시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부터 당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당대표실을 들르지 않고 바로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 단장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오후 4시 28분경 당대표실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서 이 대표에게 사과하며 “다른 것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정말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조 단장은 전날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다. 당시 이 대표는 조 단장에게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언론을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이니 공보단장이면 이를 정리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고, 조 단장은 “내가 왜 대표 지시를 들어야 하느냐. 난 후보 지시만 듣는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감정이 격화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후 조 단장은 이 대표에게 문자로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에게 이 대표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내용의 영상 링크를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대표와의 갈등이 더욱 커졌다.

뉴시스

조 단장은 이 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된 것에 대해 “제가 어제 우리 이 대표님이 이야기한 인터넷 매체 대표, 기자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각종 회의를 하고 면담까지 하고 오느라고 시간이 오후 3시 전에는 안 되더라”며 “그래서 제가 여기(당대표실에) 오후 3시에 왔다. 1시간 30분쯤 기다렸는데, 간곡하게 뜻을 전했지만 시간이 잘 안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대선이라고 하는 것은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실 것이다. 어제 그런 부분이 잘 전달이 되지 않았고, 잘못 받아들였다. 그것 역시 제 불찰”이라며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역시 말하는 저로서는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작년 국회 들어와서 단 하루도 정권교체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라며 “제가 능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일엔 최선을 다해왔다. 아마 그런 것 때문에 우리 국민의힘에 뿌리도 없고 배경도 없고 심지어 ‘호남의 딸’이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신 것 같다.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을 위해 이 대표님이 다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시고 정말 많이 살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보단장직에서 사퇴하지 않으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여러분이 저를 아시겠지만 전 단 한 번도 어떤 자리를 요구하거나 자리에 욕심을 낸 적이 없다”라며 “제가 그것만 말씀드리겠다”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경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과 관련한 비판은 당연히 감수할 것”이라면서도 “당대표로서의 역할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조 단장의 사퇴를 촉구하느냐’는 물음에는 “미련이 없다”라며 “마음대로 하시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