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해외에 새로 부임하는 신임 대사들에게 “요소수 사태와 같이 해외에 의존하는 생활물품, 원료와 부품, 중간재에 대한 시장 상황에 변화의 조짐이 있으면 신속하게 보고해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16개국 신임 대사에 대한 신임장 수여식 후 환담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중요해졌는데, 자유경제에 맡겨져 있던 글로벌 공급망이 외교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렇게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달 중국 발(發) 요소수 대란 때 중국 대사관을 통한 당국의 초기 동향 파악 실패와 같은 사례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국과 주재국 간의 인적 교류, 경제적 교류 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며 “특히 내년은 중남미 국가들과는 수교 60주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는 수교 30주년을 맞는 해로, 각 국가들도 소중한 기회로 여기기 때문에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우정을 굳건히 하는 기회로 삼아 달라”고 했다.
이석구 주(駐)아랍에미리트(UAE)대사는 “UAE와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국방 협력, 산업 전반의 협력, 보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두바이 엑스포의 표어인 ‘마음이 열리면 미래가 열린다’를 새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승현 주태국대사는 “태국은 아세안 국가 중에도 상호 방문 교류가 많은 국가이자 한류가 강한 메콩의 맹주로, 한·태국 발전의 잠재력이 높다”며 “태국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일하겠다. 희토류 등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해 조기 경보시스템이 가동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규 주파나마대사는 “중남미 수교 60주년으로, 한국과 파나마가 걸어온 60년을 되돌아보면 같은 개도국으로 시작했지만,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와 문화 강국이 되어 많이 달라졌다”며 “중남미 외교는 서로 다른 것을 찾으면서 파트너십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정병원 타이페이대사와 강금구 미얀마대사도 참석했지만, 정 대사에게는 신임장이 아닌 임용장을 수여했다. 강 대사에게는 별도 신임장 또는 임용장을 수여하지 않았다.
타이페이(대만)의 경우 공식 정부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외교 관계를 감안해 신임장 대신 임용장을 수여했지만, 미얀마의 경우 군부 정권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