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월 들어 70% 이상 폭증했다. 당분간 확진자 급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연말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미국 각 지역에서 그동안의 지배종이던 델타 변이를 압도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뉴욕 일대에서는 전체 확진 사례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 비중이 이미 92%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산됐다. 플로리다주 등 남동부, 중서부,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도 이달 12~18일 일주일간 오미크론 변이 감염 비중이 90%를 넘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미국 전역에서 확산하면서 전체 확진자 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20일 기준 14만1824명으로 지난달 말 이후 70%나 증가했다. CNN방송은 이날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2개 주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번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촉구하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일부 지역에서 단행됐던 전격적인 봉쇄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나라를 봉쇄하는 것에 대한 연설이 아니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와 코로나19 검사 확대 조치, 미접종자의 위험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사람들을 겁주려는 것이 아니다”며 “백신 접종자들에게는 코로나19가 작년 3월과 비슷한 위협 요인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