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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큰손’ 유입에 빅3 경매사 최대 매출

입력 | 2021-12-22 03:00:00

소더비 9조원 육박… 277년 사상최대
신규고객 30%가 밀레니얼 세대
주식-코인서 돈 번뒤 경매에 눈돌려




밀레니얼 세대와 신흥 부자들이 경매 시장에 유입되면서 세계 ‘빅3’ 경매회사들의 올해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CNBC방송은 20일 “자산 가격 급등과 젊은 컬렉터들의 등장으로 피카소 작품부터 대체불가토큰(NFT)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의 경매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빅3’ 경매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올해 전체 매출은 150억 달러(약 17조9000억 원)를 넘었다. 소더비는 73억 달러, 크리스티 71억 달러, 필립스 12억 달러였다. 277년의 역사를 가진 소더비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빅3 모두 그동안 경매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 소더비는 올 한 해 전체 고객 중 44%가, 필립스는 절반이 신규 참여자였다. 크리스티는 35%가 새로운 고객이었고 이 중 3분의 2는 온라인을 통해 경매에 참여했다. 이런 신규 고객 3명 중 1명은 밀레니얼 세대였다.

CNBC는 온라인 주식 거래와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자산을 불린 밀레니얼 세대가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예술작품뿐 아니라 클래식 카, 명품, 와인, 시계,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제품을 경매로 사들였다. 특히 6930만 달러(약 826억 원)에 팔린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작품 ‘Everydays’를 비롯한 NFT 거래가 활기를 띠었다. 크리스티는 NFT 경매로 1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소더비는 1억 달러 이상을 판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백 명 남짓한 컬렉터들이 주도하던 미술 시장에 수천 명이 유입됐고, 이들의 취향이 새로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컬렉터들의 경매 참여도 활발했다. 크리스티 경매의 3분의 1은 아시아 고객에게 낙찰됐다. 소더비에서도 500만 달러 이상 경매품 낙찰의 46%가 아시아에서 나왔다. 필립스의 경우 올해 최고가 10개 작품 중 5점이 아시아 참여자들의 손에 들어갔다.

이 중 하나는 중국 상하이 롱뮤지엄이 사들인 미국 작가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 ‘게발톱 생강, 하와이’(Crab‘s Claw Ginger Hawaii·770만 달러)다. 기욤 세뤼티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수년간 아시아에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컬렉터들이 등장했다”며 “각국의 경기 부양으로 불어난 유동성과 가상화폐 투자 활기로 경매 시장이 큰 도움을 받았다”고 CNBC에 말했다.

올해 경매 최고가 작품은 1932년 파블로 피카소가 연인 마리테레즈를 그린 ‘창가에 앉은 여인’으로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340만 달러(약 1233억 원)에 낙찰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