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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3주도 안돼 지배종 된 오미크론…국내도 확산 조짐

입력 | 2021-12-22 08:09: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202명을 기록한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 일일 확진자 수가 전날(21일) 역대 최다인 49명을 기록하면서, 누적 감염자 수도 200명을 돌파하게 됐다. 특히 전북 익산의 어린이집과 광주 동구 공공기관 등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집단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델타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등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는데, 최근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 감염후 사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지난 1일 5명에 불과했으나, 20일만에 누적감염자 수는 227명으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美에선 첫 사망자 나오기도…WHO “오미크론 변이, 델타변이보다 확산 빨라”

오미크론 변이는 첫 발견지로 알려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전세계 91개국으로 퍼진 상태다.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누적 감염자만 3만4000여명에 달한다. 특정 변이 바이러스가 한 국가에서 전파 중인 전체 바이러스의 절반을 넘어서면 그 변이 바이러스를 ‘우세종’으로 부르는데, 이미 미국, 영국 등 국가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올라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현지시간) “염기서열 분석 데이터를 근거로 지난주(12월12일~18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73.2%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며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개주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 1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보고됐는데, 미국에서는 약 19일만에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이 된 것이다.

© News1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는데, 사망자는 50대 남성으로 당시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 남성은 코로나19를 한차례 앓았다가 회복한 경험이 있으며, 기저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의 경우 신규 확진자의 80%가 오미크론 변이로 나타났으며, 오미크론 관련 확진자는 4만5145명,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또한 신규 확진자의 10%가 오미크론 변이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돌파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정박 중인 세계 최대 크루즈 ‘심포니 오브 더 시즈’에서는 확진자 48명이 나왔는데, 이 배에서 나온 확진자 중 98%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 기존 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는지는 전 세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례에서 위중증·사망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 회피 작용으로 항체 반응은 약해질 수 있으나, 백신으로 형성된 T세포가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 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재감염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만큼, 3차 접종을 받아 면역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WHO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일관된 증거가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돌파 감염되거나, 이미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도 재감염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영국보건안전청(UKHSA)도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회 접종하고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받은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71%의 백신 효과를, 화이자 백신으로 3차접종까지 완료한 경우 76%의 백신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신규 감염자 역대 최다…3주 새 오미크론 검출률 0.2%→1.7% ↑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주요 변이바이러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월1주차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전체 변이바이러스 중 0.2%에 불과했으나, 12월2주 1.1%, 12월3주 1.7%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하루 새 49명이 늘어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국내 오미크론 주요 집단감염으로 확산했던 인천 교회와 관련해서는 추가 확진자가 없었지만, 전북 익산 유치원과 광주 공공기관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또한 국내 변이바이러스 중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에 “우세종이 되려고 하면 최소한 신규 감염자의 50%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며 “다만 다른 나라의 사례를 고려할 때 1~2개월 내에 오미크론 변이가 우점종이 된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확정된 사례와 의심사례를 합하면 총 278명이다. 이란에서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30대 1명을 통한 11월25일 입국자 관련(호남) 사례 4명이 늘었고, 신규 국내집단감염으로 전북 익산 유치원 관련 20명, 광주 동구 공공기관 관련 9명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 의심 사례는 익산 유치원 관련 35명, 광주 동구 공공기관 관련 8명이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폐렴 등 중등증으로 병이 악화된 사례도 보고됐다. 다행히 이들 모두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분석이 다 끝나지 않은만큼, 폐렴과 오미크론 변이의 상관성에 대해서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탁 교수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사람의 약 10~20%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을 시) 폐렴이 동반된다”며 “다만 백신을 맞은 경우 이 비율은 훨씬 줄어들지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 중 폐렴 비율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기본 접종을 완료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기준으로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78명 중 82명은 돌파감염자로 밝혀졌는데, 그중 75명은 2차접종, 5명은 3차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3차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 3차접종을 받더라도 보호 효과가 어느정도 갈지 등에 대해서는 해외 연구결과와 사례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보다는 증상이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전파력은 델타보다 빠른 것으로 보인다”며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위중증·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방역 의료 부담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