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대 8000명까지 늘어난 뒤 이달 말부터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단, 사적모임 5명 이상 금지와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등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가 이어진다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 전망은 델타 변이 유행을 감안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다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일단 하루 1만 명 확진에 대비해 22일 병상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계획한 병상이 실제 운영되려면 최소 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앞으로 2, 3주의 ‘병상 대란’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오미크론 없어도 1월말 최대 8400명 확진
현재까지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는 델타 초기에 비해 3배가량 빠르다. 정부도 한두 달 안에 오미크론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예상보다 일찍 오미크론이 유행할 경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총 234명으로 전체 확진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언제든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감염 비율은 이달 첫째 주(11월 18일~12월 4일) 1%에 미치지 못했지만 2주 후 지난주(12~18일)에 73.2%까지 치솟으며 지배종이 됐다.
● “2, 3주 위기 버틸 대책 없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중환자 및 준중환자 병상을 현행 2306개(21일 기준)에서 4087개로 늘리겠다고 22일 밝혔다. 국립대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 병상 동원령을 내리고, 국립중앙의료원 등 일부 공공병원에 입원 중인 비(非)코로나19 환자를 전부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겨 빈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19 중환자는 22일 0시 기준 1063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거 발생한 신규 확진자들이 위중증으로 악화할 향후 2, 3주를 버틸 대책이 없다고 우려했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당장 (병상이 확보되기 전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 음압격리 설비를 갖추지 못한 일반 병실에서 치료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인력충원도 늦을 듯…일반환자 차질 불가피
정부는 병상 확충에 필요한 의사 104명과 간호사 1107명 등 인력을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군 간호사 등으로 채울 방침이다. 그러나 중환자 전담 간호사 256명의 전문 교육은 3월에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1, 2년 훈련을 거쳐야 한다. 긴급 투입된 인력의 역할이 제한적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일반 환자 진료 차질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번 병상 확충은) 일반 진료에 차질이 없는 수준에서 최대 한계치에 가깝다”라며 “여기서 더 병상을 할애하면 수술 연기 등 일반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