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1시간 반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주요 인사 전면 사퇴와 선대위 6개 본부 체제 해체를 주장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선대위 직책을 사퇴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어제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이 빠져야 이긴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고 말했다. 당 대표 복귀 가능성도 일축했다. 윤석열 대선후보 주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긴급 회동해 선대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선대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김 위원장이 ‘그립’을 강하게 잡아나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선대위 개편을 위해선 이번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부터 제대로 짚어야 한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난 후보 말만 듣는다”며 선대위 지휘 계통을 무시하면서 이 대표와의 갈등이 증폭됐다. 선대위 주변에선 ‘후보의 뜻’을 앞세워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인사들이 선대위 각 부문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윤 후보의 부인 문제는 ‘금기(禁忌)’ 영역으로 치부됐다. 이 때문에 김 씨 관련 의혹에 대한 대응기조를 둘러싼 혼선이 계속됐다고 한다. 이 대표도 “김 씨를 옹호하는 기자회견에 반대하자 ‘내가 후보를 돕지 않는다’는 보고가 후보 측에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파국을 초래한 한 원인일 것이다.
윤석열 선대위는 효율적 운영을 위한 첫 조치로 매일 오후 일일점검회의를 열어 신속대응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단순히 회의체를 신설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임시방편 땜질 처방에 불과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소통부재 등 근본적 문제점을 손보겠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 해결이 없으면 이번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