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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尹 군복 입고 DMZ 방문, 정전협정 위반 조사 방침”

입력 | 2021-12-23 03:00:00

군사경찰 완장 착용 등 문제 삼아… 尹측 “유엔사와 조율, 국방부 허가”
일부 일행 사전 출입승인 안받아… 유엔사, 박병석 군복방문엔 무대응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 관측소(OP)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박수 치고 있다. 철원=사진공동취재단


유엔군사령부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정전협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인의 DMZ 방문을 두고 유엔사가 공식 입장을 내며 조사 방침을 밝힌 건 이례적이다. 유엔사는 22일 “20일 3사단 관측소(OP)에서 민간인의 DMZ 내 무단활동이 허용된 사실을 인지했다. 유엔군사령관은 이번 사건 조사와 함께 DMZ 내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일행이 방문한 3사단 OP는 DMZ 내에 위치한 유엔사 관할 구역이다. 유엔사는 전투복 야전상의와 군사경찰 완장을 착용한 윤 후보 일행의 복장과 함께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일부 인원의 DMZ 출입을 문제 삼았다.

유엔사는 DMZ 관할권이 유엔사에 있다는 정전협정 10조를 언급하며 “사단(3사단)은 이러한 법적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유엔사 승인 없이 민간인이 군복을 입고 DMZ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위협을 가했다”고 했다. 유엔사는 우발 상황 방지를 위해 DMZ 내 민간인의 군복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군복을 입은 정치인들의 DMZ 방문에 유엔사가 공식 대응한 적은 없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군복을 착용하고 동일한 OP를 방문했을 때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게다가 윤 후보와 같은 날 전투복을 입고 DMZ 내 6사단 OP를 방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 유엔사가 대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유엔사 관계자는 “윤 후보 방문에 대한 언론 질의가 있어 답을 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은 없다. 이전에도 정전협정 위반 시 해당 부대에 이를 알려왔다”고 전했다. 논란이 되자 윤 후보와 동행했던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방부의 사전 허락을 받았고 유엔사 관계자와도 조율된 일정”이라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윤 후보 일행 중 일부가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