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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동차 규제 강화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동화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갤런당 40마일(약 64.37㎞)인 연비 기준을 2023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상향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연비 기준이 갤런당 평균 55마일(약 88.51㎞), 1ℓ당 약 23.4㎞가 된다.
EPA는 이번 규제가 2050년까지 최대 4200억달러(약 500조472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30억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제거할 여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연비 규제가 강화됐지만 미국시장에서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더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내에서 보조금 차별이 이뤄지면 현대차, 기아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일단 보조금에 대한 불투명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현지판매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11월 73만1363대를 판매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판매가 들쑥날쑥했지만 지난해(63만8653대)보다 14.51% 증가하면서 좋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시장점유율도 2020년 4.4%보다 0.9% 포인트(p) 증가한 5.3%를 기록했다.
실적은 투싼(13만7107대), 아반떼(11만9229대), 싼타페(10만3373대), 제네시스 등 내연기관 위주로, 아이오닉이나 넥쏘 등 친환경차는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아이오닉5가 최근 미국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고, 내년에는 아이오닉6 등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시장에 대한 투자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맞춰 전기차에 집중한다. 특히 미국 내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총 65만291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58만6105대)보다 11.39% 증가하며 미국에서의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친환경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전용전기차 EV6가 조만간 미국에서 판매를 본격화하고, 내년 스포티지가 출시되면 친환경차 비중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 완화한 규제를 제자리로 돌린 것으로 본다. 예전보다 규제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불투명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동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동안의 불투명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전동화 전략을 확인하면서 세부적인 발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