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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까지 온 ‘병상 확충’…“더 밀리면 일반의료 붕괴”

입력 | 2021-12-23 08:11:00


7000명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정부가 일부 공공병원 병상 전체를 비우는 ‘배수의 진’을 쳤다.

병상을 더 늘리면 일반 의료에 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방역 관리의 중요도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까지 코로나19 병상 6944개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보훈병원, 산재병원 등 일부 공공병원 병상을 전부 비우고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의료 여건을 감안했을 때 확충할 수 있는 최대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가동 중인 병상 규모가 일반적인 진료에 차질이 없는 수준에서 코로나19를 대응할 수 있는 최대 한계치에 가깝다”라며 “병상을 더 할애하면 아무래도 일반 진료 쪽에서 차질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의료 자원 규모를 확대하는 게 맞지만 이는 당장 실현 가능한 방안은 아니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손 사회전략 반장은 “병상과 인력은 갑자기 총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몇 개월 만에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 발표를 통해 확보하기로 한 코로나19 중환자실은 이미 시행된 행정명령으로 확보할 158개와 상급종합병원·국립대병원에서 414개, 공공병원에서 9개, 거점전담병원 추가 확충을 통해 300개 등 881개다. 21일 오후 5시 기준 확보한 코로나19 중환자실 1337개에 더하면 2218개가 된다. 현재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1063명에 대입하면 중환자실 가동률은 47.9%까지 감소한다.

다만 이렇게 확보한 의료 역량이 사실상 최대치인 만큼 앞으로의 유행 규모와 위험도가 이 역량을 넘어서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중환자실을 더 늘리면 늘릴수록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유행 규모가 이번에 확충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게 통제를 해야 한다. 중증화율을 최대한 줄이는 게 가장 도움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병상 확충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감염된 확진자들을 치료할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병상 구조 변경 등으로 실제 확충된 병상 운영은 1월 중순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에 있던 환자들이 퇴원하고 병상을 비우려면 한 달 이상은 걸릴 텐데 그 사이 감염되고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확진자들은 병상이 없으면 치료를 받을 수 없다”라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