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올해 79세인 그의 건강도 재선 도전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선 도전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즉각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운명을 매우 존중한다”며 “운명은 지금까지 내 인상에 아주, 아주 자주 개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내가 지금처럼 건강하다면, 만약 건강하다면 나는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1972년 29세의 나이로 연방 상원에 당선된 직후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2015년 장남이 뇌종양으로 사망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자신의 정치적 변곡점이 됐다고 내비치면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을 의미하더라도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크게 웃은 뒤 “당연하다(Sure)”라고 했다. 이어 “그가 후보라면 내가 왜 출마하지 않겠는가”라며 “(그의 출마는) 나의 출마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에서 “전임 행정부와 과학계 덕분에 미국은 백신을 확보한 첫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례적으로 서로 칭찬을 주고받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공급망 대책회의에서 약 9분간 모두 발언을 하며 7차례 기침을 했다. 이 중 2번은 기침 때문에 “실례한다(excuse me)”며 연설을 잠시 중단해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대국민 담화 때도 기침으로 2차례 연설을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연설 중 기침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손자로부터 감기를 옮았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들어 기침이 더욱 잦아지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대통령 주치의 케빈 오코너는 지난달 내놓은 대통령 건강에 대한 보고서에서 “위식도 역류로 인해 악화되는 기침에도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사매체 뉴스위크는 “대국민 연설 중 기침이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양성 용종이 발견돼 제거하기도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