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당 의원 7명을 비롯해 현직 언론인과 가족 등에 대한 광범위한 통신 자료 조회를 한 것에 대해 “이 정도면 공수처의 존폐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언론인과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통신조회를 벌인 것은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고 보고 최근 당 내홍 사태에 대한 국면 전환을 위해 총공세에 나서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불과 며칠 전 ‘언론 사찰’이 논란이 되더니 이제는 ‘정치 사찰’까지 했다니 충격”이라며 “이는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드러난 의원 숫자만 7명인데 얼마나 더 많은 야당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을 사찰했을지 의심스럽다”며 “공수처가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공포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국회의원에 대한 사찰은 국민에 대한 사찰이기도 하다”며 “정권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공수처의 폭주를 막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공수처가 마치 ‘공포처’처럼 변질하고 있다”라며 “무차별적으로 통신조회를 한답시고 기자 가족, 의원들의 통신자료까지 조사하는 무소불위를 자행했다”고 질타했다. 공수처는 현재까지 국민의힘 박수영, 박성민, 서일준, 윤한홍, 이양수, 조수진, 추경호 의원 등에 대해 통신 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