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미국 모든 주(州)로 퍼졌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등에서는 이 변이 확산과 함께 22일(현지 시간)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제히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22일 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50개 주 전체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이달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1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지난 주에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지배종이 됐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전체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전체 확진자도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22일 현재 16만8409명으로 최근 2주일 사이 38% 증가했다. 입원환자도 같은 기간 11% 증가한 6만9115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 겨울 미국에서는 독감까지 확산 중이어서 보건의료 시스템 마비 우려를 키우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달 5~11일 일주일간 미국 전역에서 약 2500명의 독감 환자가 나왔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보고했다. 통상의 겨울 이맘때 환자 수로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수치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지난해에는 독감 환자가 거의 없었다. CDC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병상에 넘쳐나는 가운데 인플루엔자까지 확산하면 의료 시스템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하루 평균 독감 입원 환자는 9월 초 43명에서 최근 243명으로 증가했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영국은 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6122명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었다.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는 전날보다 1만3581명 증가해 누적 7만4089명이 됐다. 22일 프랑스와 스페인 또한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각각 8만4272명과 6만41명 보고되면서 기존 최다치를 넘어섰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다음 주면 프랑스에서 우세종이 되면서 곧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확진자 수가 이달 초 약 1만 명 선에서 6배로 늘어나자 6월 철회했던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을 처음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 변이의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남아공의 하루 확진자 수는 이달 12일 3만 명을 넘었으나 점차 줄어 22일에는 2만1098명이 보고됐다. 남아공의 전염병학자 살림 압둘 카림 박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에베레스트산 북벽을 오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는 이제 에베레스트 남벽 쪽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