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3일 서해 백령도의 해병대 제6여단을 찾아 연말연시 최북단 경계작전 근무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헬기편으로 백령도에 도착,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는 것으로 해병대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백령도를 방문한 것은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5년 전인 2016년 8월12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신분으로 동일한 장소인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을 찾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백령도에 위치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참배, 분향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들도 백령도를 많이 방문해서 천안함 용사들의 뜻을 오래도록 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수색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도 추모하고 있는지를 물었고, 수행하던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은 “서해수호의 날 천안함 용사들과 함께 추모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해병대 여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부대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전방관측소(OP)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백령도는 군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장병들이 긴장된 가운데 근무하고 외출·외박을 하더라도 섬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노고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해병대 여단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지휘관들과 오찬을 했다.
김태성 해병대사령관은 문 대통령이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연평도 포격전’을 재평가 한 것과 연평도 포격전 참전 장병들에게 훈·포장을 친수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10월 제73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창군이래 최초로 해병대 총괄 지휘 아래 포항에서 합동상륙작전 형태로 거행하는 등 문 대통령 취임 후 해병대 힘싣기는 계속되고 있다.
김 사령관은 “2021년은 장병들의 사기가 어느 때보다 높고 해병대가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가 됐다”며 “호국충성 해병대로서 언제, 어떤 임무가 부여돼도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 지휘관들에게 “해병대가 강한 훈련을 받고 규율도 엄격한 만큼 한편으로 장병들의 인권과 복지도 중요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해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와대 한식 셰프가 취사병들과 함께 준비한 식사를 소개하며 “성탄절과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할텐데 대통령 부부와 식사를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연말연시 전방 군 부대를 격려 방문한 것은 2018년 12월28일 경기도 연천 5사단 신병교육대대 방문 후 3년 여 만이다. 문 대통령의 군 장병 격려는 취임 후 이번이 5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국빈 방한 때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장병 격려 오찬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방문(2018년 3월27일) ▲5사단 신병교육대대 방문(2018년 12월28일) ▲포항 해병대 1사단 방문(2021년 10월1일) 4 차례 군 부대 방문으로 장병들을 격려했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8월12일 당시 민주당 전 대표 신분으로 김태성 6여단장(현 해병대 사령관) 안내 속에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을 찾았었다. 해병대 장병 및 해양경찰 대원들을 격려 한 바 있다. 둘은 5년 뒤 각각 대통령과 해병대 사령관의 인연으로 다시 만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