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시스
21일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유족이 23일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 본부장 등 윗선에 수차례 결재서류를 제출했지만 모두 반려됐다”며 “이 과정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에게 따귀까지 맞은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의 동생 김대성 씨는 23일 오후 6시 46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관이 지시하는대로 안 따라줬기 때문에 고과점수, 승진 점수도 최하로 받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공교롭게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이날 변호인과의 면회에서 “김 처장이 돈을 받은 것도 없고 공사를 위해 일한 것밖에 없는데 어떻게 버틸 수 있었겠느냐”며 “조사에 대한 압박이나 공사 내 징계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며 (김 처장이) 극단적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비통해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김 처장은 별도의 유서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의 아들이 김 처장의 소지품 등을 확인한 결과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남긴 A4 2장 분량의 편지가 발견됐다고 한다. 김 씨는 “(편지) 내용은 상주인 아들이 내용을 확인한 바로는 ‘초과이익 환수 부분에 대해 여러 번 위에 결정권자에게 (반대 의견을 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너무 억울하고 회사에선 법적인 대응을 안 해주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