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2.22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전북대 간담회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를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극빈층 비하 아니냐는 논란을 샀다. 윤 후보는 “그분들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와드려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했지만,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잦은 실언(失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또 말실수한 것 같은데, 취지가 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 발언의 전체 맥락을 보면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자유의 신장을 위해선 기본적인 교육과 경제 역량이 필요하고 그를 위해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자유를 모르고 그 필요도 못 느낀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욱 자유를 간절하게 느낀다. 나아가 윤 후보의 말은 자유란 마치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베푸는 시혜적인 가치인 것처럼 들린다.
윤 후보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다시 정치 초보자의 말실수라고 넘어가기엔 너무 잦은 것도 사실이다.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 것도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의 저변엔 서민층 현실에 안이한 인식이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발언 논란 뒤의 어설픈 변명과 마지못한 사과도 일을 키우곤 했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 평가 발언에 대해 사과한 뒤 SNS에 올린 ‘개 사과’ 사진은 그 진정성을 의심케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