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사장 이하 6단계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하나의 직급으로 통합 역할-성과 따라서 처우 보상 결정… 삼성전자, 지난달 부사장-전무 합쳐 한화-현대重도 임원 단계 축소, 의사결정 속도 내고 세대교체 포석 직장인 사이선 “사실상 정년 단축”
CJ그룹은 이런 내용이 담긴 직제 개편안을 이날 이사회에서 승인했다. 임원 승진 후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려면 6단계를 거쳐야 했던 데서 경영리더 한 단계만 거치면 가능하게 바뀌었다. 경영리더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체류 연한과 관계없이 임원 누구나 부문장이나 CEO가 될 수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달 3일 그룹의 중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2년 새해 경영 준비를 앞두고 재계의 임원 직급 통합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각 기업은 기존 임원 직급을 통폐합하는 한편 신임 임원으로의 진입 연차도 낮추고 있다. 경영 일선 전반에서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졌다.
주요 그룹 중 임원 직급 통합을 선제적으로 단행했던 곳은 SK다. SK는 2019년 7월 부사장·전무·상무 직급을 모두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같은 해 이사대우·이사·상무를 모두 상무로 합쳤다.
국내 주요 그룹들의 최근 임원 인사에는 이런 방향성이 반영됐다. 삼성전자, SK, LG 등 주요 기업들의 2022년도 정기 인사에서 30대 임원, 40대 대표이사(CEO)가 대거 발탁됐다.
임원, 직급 통폐합으로 ‘때 되면 승진하는’ 연공서열이 사라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선 ‘정년 단축의 우회적 표현’ ‘회사 인사가 더 가차 없어진 것’이란 푸념도 나오고 있다. 5대 그룹 계열사에 재직 중인 김모 부장(51)은 “몇 년 전까지는 ‘아직 임원 달긴 이르다’며 기다리라더니 이젠 ‘임원 달기엔 나이가 너무 많지 않나’라고 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전무, 부사장 등으로 몇 단계 올라가면서 임기를 늘릴 수 있었지만 한 번에 바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 평가에 따라 일찍 물러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